Thursday, July 31, 2008

구겨진 만원짜리 한장..

남편이 잠못들고 뒤척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꼬깃꼬깃한 만원짜리 한장을 꺼냅니다. 무슨 돈이냐고 묻는 아내에게,남편은 당신의 핼쑥한 모습이 안쓰럽다며 내일 몰래 혼자 고기 뷔페에 가서 소고기 실컷 먹고 오라고 주었습니다. 만원짜리 한장을 펴서 쥐어 주는 남편을 바라보던 아내의 눈가엔 물기가 고였습니다.
'못 먹고 산지 하루 이틀도 아닌데....'
노인정에 다니시는 시아버지께서 며칠째 맘이 편찮으신 모양입니다. 아내는 앞치마에서 그 만원을 꺼내어 노인정에 가시는 시아버지 손에 쥐어드렸습니다.
"제대로 용돈 한번 못 드려서 죄송해요. 작지만 이 돈으로 신세진 친구분들과 약주 나누세요."
시아버지는 어려운 살림을 힘겹게 끌어 나가는 며느리가 보기 안쓰럽 습니다.
시아버지는 그돈 만원을 쓰지 못하고 노인정에 가서 실컷 자랑만 했습니다. 그리고 그돈을 장롱 깊숙한 곳에 두었습니다. 다음해 설날, 할아버지는 손녀에게 세배를 받습니다. 주먹만한 것이 이제는 훌쩍 자라서 내년엔 학교에 간답니다. 할아버지는 손녀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습니다.
절을 받으신 할아버지는 미리 준비해 놓은 그 만원을 손녀에게 세벳돈으로 줍니다.
"할아버지, 고맙습니다."
세벳돈을 받은 지연이는 부엌에서 손님상을 차리는 엄마를 불러 냅니다.
"엄마, 책가방 얼마야?"
엄마는 딸의 속 을 알겠다는 듯 빙긋 웃습니다. 지연이는 할아버지에게서 받은 만원을 엄마에 게 내밀었습니다.
"엄마한테 맡길래. 내년에 나 예쁜 책가방 사줘."
요즘 남편이 힘이 드는 모양입니다. 내색은 하지 않지만 안 하던 잠꼬대까지 합니다. 아침에 싸주는 도시락 반찬이 매일 신 김치뿐이라는 것도 마음에 걸립니다.
아내는 조용히 일어나 남편의 속주머니에 낮에 딸 지연이가 맡긴 만 원을 넣어 둡니다.
"여보, 내일 좋은것 사서 드세요." 라는 쪽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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