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uly 31, 2008

생강이 있는 풍경

1달 전이었던가....
요리에 쓰려고 사 두었던 생강 서너개가 있었는데....
싱크대 밑에 두고 잊어 버리고 말았읍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보니 삐죽 싹이 돋아 있더군요...
요리를 할려고 샀을 때는 분명 토막을 낼려는 심성이었는데...
막상 삐죽 곧게 뻗으려고 하는 싹순을 보니...
그만...
칼을 못 대겠더군요...
오래 전 국민학교 때에 유리잔에 물을 가득 부어 그리고 양파를 꽂아 위로 위로 솟는 초록 대롱을 보신 적이 있죠...
저는 커피잔 받침(접시)에 그 생강들을 올려 놓고...
조금 물을 머금게 했죠...
싱크대에 올려 놓았는지라 햇빛이 있는 줄도 모르고...
바람이 신선한지도 모를 터인데....
곱게 곱게 자라더군요...
사실 제가 사는 집이 2층집에 윗층은 주인집인데....
양 옆...
그리고 뒷 쪽이 모두 찰싹 붙은 집들이 있는지라...
대낮이라도 햇빛이 안 들어 온답니다....
참....
햇빛을 안겨 주고 싶은데....
곤란하죠...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침실 침대 옆 창문을 열면...
바로 붙은 집 사이에 좀 낮은 담벼락이 있답니다...
그 생강들을 하이얀 커피잔에 넣어 그리고 언제나 커피가 찰랑 될 정도로 담았던 그대로 깨끗한 물을 담아....
그 담 위에 살짝 올려 놓았답니다...
왜냐면요...
먼저 저는 새로 세상을 아는 그 생강 새순에게 그래도 구비구비 흐르는 바람소리를 가르쳐 주고 싶었고요....
오후 네 다섯 시....날씨가 화창하면 어김없이 내리 깔려 그 후비진 곳....
담까지 들어오는 햇살의 눈부심도 가르쳐 주고 싶었읍니다....
아마 코를 간지러피우는 바람과 눈을 부시게 하는 햇살에...
두 눈을 찡긋이 가느라하게 감고.....
그리고 입은 조금 삐죽 오무리며...
두 눈과 입에 코를 향해 몰리 듯이 웃는 모습이 상상이 갑니다...
항상 조마조마하는 마음으로 지켜보는 마음이 저를 조금은 피곤하게 하지만....
뭔가가 나를 새롭게 하는 그런 기분 있죠....!!
요샌 키가 부쩍 자라 한 뺨정도 되었지요...
뭐라할까...
어렸을 때..보았던 길 가장자리에 심겨져 있던...
옥수수와 비슷하 던 걸요...
아주 얼마 전엔.... 여기 태풍이 왔답니다...
정말 가게 간판이 날라 갈 것 같은 바람이었지요....
얼마나 놀랐을까요....
아직은 알맞은 보금자리인 커피잔과 함께....
저의 집 비디오 레코더에 올려 놓았답니다.....
오늘은 정말 화창하군요...
아마 바람과 햇살이 놀자고 하는 소리에.....
나가고 싶어서 안달이겠죠...
오늘...집에 돌아가면....
다시 그 담벼락 위에 올려 놓아야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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