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July 30, 2008

잃어버린 하루

그 어떤 인생에도 '잃어버린 하루'는 있다.
그 날은, 오래도록 거리를 걸어다녔다. 이 거리에서 저 거리로, 이 시간에서 저 시간으로, 늘 다니던 친숙한 거리가 낯선 거리처럼 보였다.
사방이 완전히 캄캄해진 후에야 어디 들어가 술이라도 한잔 해야지 하고 생각했다. 위스키 온 더 록을 마시고 싶었다. 조금 더 걷다가 재즈바 비슷한 술집이 있길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카운터와 테이블이 세 개쯤 있는, 길쭉하고 협소한 가게였다. 손님은 없었다. 재즈가 흐르고 있었다.
카운터 앞 의자에 앉아 버번 위스키 더블을 주문하였다. 그리고 '자신 속의 무언가가 변해버리리라. 그리고 두 번 다시 원래의 자신으로 되돌아가는 일은 없으리라'라고 생각하였다. 위스키를 마시면서 그렇게 생각하였다.
"듣고 싶은 곡이 있습니까?" 잠시 후 젊은 바텐더가 내 앞에 와 물었다.
얼굴을 들고, 그 물음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듣고 싶은 음악? 그러고 보니 정말 음악이라도 듣고 싶은 기분인 듯하였다. 그러나 지금 여기서 어떤 음악을 들으면 좋단 말인가? 나는 당황하였다.
Portrait in Jazz(열림원) 무라카미 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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