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uly 31, 2008

늦은편지

남편이 세상을 떠난 지 벌써 8년.신혼때 부터 남편은 밖으로만 돌았고 툭하면 온몸멍이 들도록 나를 때렸다.
둘째가 태어나도 달라지지않던 남편은 언제부턴가 자꾸 숟가락을 놓치고 넘어지는 것이었다.
정도가 심해져 진찰해 보니'소뇌 위축증'.운동능력상실.시력장애 에 이어 끝내 사망에 이른다는 불치병이었다.
병수발을 하면 생계를 잇기 위해 방이 딸린 가게를 얻었다.
남편의 몸은 점점 굳어 갔다.
그 와중에도 남편은 좋다는 약과 건강식품,작고 싶은 물건을 사오라고 고집 부려 내 속을 태웠다.
그렇게 8년을 앓다'미안하다'말 한마디 없이 없이 세상을 떠났다.
세월이 흘러 큰애가 군대 가던날은 남편이 더 없이 원망스러워웠다.
등록금이 없어 가게된 군대였기 때문이다.
건강할 때는 술만먹고.아파서는 약 값과 병원비에,숙어서는 아플때 진 빚 갚느라 아들 등록금도 못내다니.....
평생 짐만 주고 간 남편과'영혼 이혼'이라도 하고 싶었다

얼마 전에는 작은아이 등록금을 마련하느라 집을 팔고 청주로 이사하게 되었다.
짐을싸고 빠진 물건이 없나 살피다가 버리려고 모아 둔 책을 뒤적였다.
그 사이에서 눈물인지 침인지 얼룩진 누런 종이에 쓰인글을 발견했다.
"애들엄마에게. 당신이 원망하고 미워하는 남편이오.언제죽을지 모르는 나를 보살펴 주어 고맙소.미안하고 고맙다는 말 날마다 하고싶지만 당신이 나를 용서할까 봐 말 못했소.
난 당신에게 미움받아야 마땅하오.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는 말 같구려.여보,사랑하오!
나 끝까지 용서하지 마오.다음생에 다시 만나면 그때는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겠소."
손에 힘이 없어 삐뚤빼뚤하게 쓴 남편의 편지를 보는 내얼굴에는 눈물 콧물이 범벅되어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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