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uly 31, 2008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아침에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으며
내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걸 알았습니다.
참으로 따뜻하고 행복합니다.

언제가부터 저는 행복이 TV드라마나 CF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거울을 통해서 보이는 제 눈동자에서도
행복이 보인답니다.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어쩌면 이렇게도 좋은 일들만 생길 수가 있는지...
그렇게 늦게 오던 버스도 어느새 내 앞에 와
어서 집에가 전화를 기다리라는 듯 나를 기다려주고,

함께 보고 느끼라는 듯 감미로운 사랑 얘기를
테마로 한 영화들이 속속 개봉되고,
읽어 보고 따라 하라는 듯 좋은
소설이나 시집들이 눈에 있습니다.

얼마 안있으면 그의 생일이 찾아 옵니다.
그의 생일날 무슨 선물을 건네줄까?
고민하는 내 모습이 그렇게도 행복하게 느껴질 수가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아침에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으며
내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걸
알 수 있을 때 문득 문득 불안해지고는 합니다.

사랑하면 안되는데.. 또 그렇게 되면 안되는데...
버스가 너무 빨리 와 어쩔 수 없이 일찍 들어간 집에서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 전화기만 만지작만지작
쳐다보고 있으면 안되는데...

감미로운 사랑얘기를 테마로한 영화가 개봉될 때마다
아직도 흘릴 눈물이 남아 있는지 확인하게되면 안되는데...

읽을 만한 거라고는 선물 받았던 책 밤새도록 뒤적이며
울고 또 울게 되면 안되는데...
입을맞추고 싶다가도 손만 잡고 말아버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생일 선물 하나 고르는데 몇 날을 고민하는
이번에 또 잘못되더라도 기억 속에 안 남을
선물을 고르려 노력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또 생기고 말았습니다.

詩:원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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