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July 30, 2008

"가난도 꿈을 꾼다"

가난도 꿈을 꾼다. 가난을 견딜 수 있는 힘은 바로 꿈이다. 가난했던 시절 우리는 두 개의 철길 사이에 끼여 있는 초라한 집에서 두 해를 보냈다.
열차가 지나갈 때마다 굉장히 시끄러웠으며 따라서 집세도 쌌다.
조잡하게 대충 지은 집이었기 때문에 틈새로 바람이 도처에서 들어왔다. 덕분에 여름은 쾌적했지만 그 대신에 겨울은 지옥이었다.
석유난로를 살 돈도 없었기에 해가 저물면 나와 그녀와 고양이는 이불속으로 파고 들어서 글자 그대로 서로 끌어안고 잠을 잤다.
아침에 일어나면 부엌의 설거지통이 얼어붙는 일 같은 것도 늘상 있었다.
겨울이 끝나면 봄이 왔다. 봄은 멋진 계절이었다.
봄이 오면 나도 그녀도 고양이도 한숨을 돌렸다.
날씨가 따뜻했기 때문에 적어도 추위에 떠는 일 만큼은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듬해 4월에는 철도청에서 며칠 동안 파업을 했다. 파업을 하는 동안 우리는 정말 행복했다.
열차는 하루종일 단 한 번도 철길 위를 달리지 않았다.
나와 그녀는 고양이를 안고 철길로 내려가 뒹굴면서 한가롭게 햇살을 쬐었다.
마치 호수 바닥에 앉아있는 것처럼 조용했다.
철길 가에는 들풀이 자라고 있었고 색깔이 알록달록한 꽃들도 피어 있었다.
하늘에서는 종달새가 재잘거리고 사방은 노아의 홍수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처럼 적막했다.
이대로 그냥 신석기 시대로 돌아가는 것도 그다지 나쁘지는 않겠는데 하는 기분까지 들 정도였다. 우리는 젊었고 막 결혼했고 햇살은 공짜였다.
나는 지금도 가난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그 삼각형의 가늘고 긴 집을 떠올린다.
지금 그 집에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 살고 있을까?
그 사람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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