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uly 31, 2008

달리는 기쁨

작은 시골 학교가 있었다. 겨울철이면 그 학교는 항아리처럼 배가 불룩한 구석 석탄 난로에 불을 지펴 교실 난방을 해결했다. 날마다 한 어린 소년이 맨 먼저 등교해서 교사와 다른 학생들이 오기 전에 난로를 지펴 교실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어느 날 아침, 교사와 학생들이 등교해서 보니 학교가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 불타는 교실 안에는 그 어린 소년이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 사람들은 서둘러 소년을 밖으로 끌어냈다.
소년은 살아날 가망이 희박해 보였다. 하체 부위가 끔찍한 화상을 입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사람들은 곧바로 소년을 근처의 시립 병원으로 옮겼다. 심한 화상을 입은 채 희미한 의식으로 병원 침대에 누워 있던 어린 소년은 의사가 엄마에게 하는 말을 들었다. 의사는 말했다. 불길이 소년의 하반신을 온통 망가뜨렸기 때문에 살아날 가능성이 거의 없으며, 어쩌면 이 상태에선 그것이 최선의 선택일지도 모른다고.
소년은 죽고 싶지 않았다. 꼭 살아나겠다고 소년은 굳게 마음을 먹었다. 아무튼 의사에게 큰 놀라움을 선사하며 소년은 죽지 않고 소생했다. 위험한 고비를 일단 넘겼을 때 소년은 또다시 의사가 엄마에게 하는 얘기를 들었다. 의사는 말했다. 하반신의 신경과 근육들이 화상으로 다 파괴되었기 때문에 소년을 위해선 차라리 죽는 편이 더 나을 뻔했으며, 이제 하체 부위를 전혀 쓸 수 없으니 평생을 휠체어에서 불구자로 지내야만 한다고.
소년은 다시금 마음을 굳게 먹었다. 결코 불구자가 되기 않기로... 언젠가는 다시 정상적으로 걸으리라고 소년은 결심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허리 아래쪽에는 운동 신경이 하나도 살아남아 있지 않았다. 가느다란 두 다리가 힘없이 매달려 있을 뿐이었다.
마침내 소년은 퇴원을 했다. 엄마가 날마다 소년의 다리에 마사지를 해 주었다. 아무 느낌, 아무 감각, 아무 반응이 없었다. 하지만 다시 걷고야 말겠다는 소년의 의지는 전보다 더 강해졌다. 소년은 침대에 누워 있지 않으면 좁은 휠체어에 갇혀 지내야만 했다.
어느 햇빛이 맑은 날 아침, 엄마는 신선한 공기를 마시게 해 주려고 소년을 휠체어에 태워 앞마당으로 나갔다. 소년은 엄마가 집 안으로 들어간 틈을 타 휠체어에서 몸을 던져 마당의 잔디밭에 엎드렸다. 그러고는 다리를 잡아끌면서 두 팔의 힘으로 잔디밭을 가로질러 기어가기 시작했다. 마당가에 세워진 흰색 담장까지 기어간 소년은 온 힘을 다해 담장의 말뚝을 붙들고 일어섰다. 그런 다음 말뚝에서 말뚝으로 담장을 따라 무감각한 다리를 옮기기 시작했다. 꼭 다시 걷겠다는 소년의 강한 의지를 꺾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소년은 날마다 그 일을 반복했다.
마침내는 담장 밑을 따라 잔디밭 위에 하얀 길이 생겨날 정도였다.
자신의 두 다리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만큼 중요한 것이 소년에게는 없었다.
날마다 반복되는 마사지와 소년의 강한 의지, 흔들림 없는 결심 덕분에 마침내 소년은 혼자 힘으로 일어설 수 있게 되었다.
그 다음엔 더듬거리며 발을 옮겨 놓을 수 있게 되었고 그 다음에는 혼자 힘으로 걸을 수 있게 되었으며, 그리고 그 다음에는 달릴 수 있게 되었다.
소년은 다시 걸어서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 다음에는 달려서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다.
소년은 달리는 것에서 오는 순수한 기쁨 때문에 끝없이 달리고 또 달렸다.
훗날 대학에 들어간 소년은 육상부에 소속되었다.
더 훗날, 한때는 살아날 가망성이 희박했으며 결코 걸을 수 없고 결코 뛰어다닐 희망이 없었던, 불굴의 의지를 가진 이 사람 글렌 커닝햄 박사는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벌어진 1마일 달리기 경기에서 세계 신기록을 달성하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도서출판 푸른숲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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