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August 2, 2008

라면 2봉지

몇해전,
초등학교 교사인 내 친구가 내게 들려준 이야기다.
내가 6학년 담임을 할때였어.
그 학생은 처음 보았을때부터 졸업할때까지 늘 허름한 차림이었어.
나는 다른 학생들에게 하듯이 그애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그대로 인정해주었지.
그애는 유리창을 깨끗이 닦았고, 누가 보든 안보든 물걸레를 깨끗이 빨아 책걸상을 닦았어.
비오는 날 찢어진 우산으로 친구를 바래다 주었고,수업시간엔 눈을 반짝이며 들었어.
당당하고 따뜻했어.
그는 보석처럼 빛나기 시작했지.
학교에 입학해서 6년만에 처음으로 반장 후보가 된거야.
62명중 53표를 얻어 반장이 되었어.
그의 순수함은 주위의 친구들을 순수하게 만들었지.
전교학생회장이 되었어.
5학년때 담임선생님은 그 학생의 변화를 못믿겠다는 투로 바라봤지.
내 경험으론 당연한데 말야.
졸업식날 그애는 학교 전체의 수석을 했어.
졸업식을 마치고 그 학생의 부모님께서 나를 찾아오셨어.
6년동안 학교 오는 일이 처음이래.
그 분들이 내게 인사를 했어.
"선생님,인사할 줄도 모릅니다.고맙습니다. 그저 고맙습니다.
선생님 부끄럽지만 저희들의 작은 정성입니다."
그 분들은 허름한 포장지에 싼 선물을 주고 가셨어.
난 고마운 마음으로 그냥 받았지.
텅 빈 교실에 앉아 조심스럽게 포장지를 펼쳤지.

포장지 안에 들어있는 선물,그것은 라면 두봉지 였어.
주르륵 내 눈에서 눈물이 흘렀지.
난 가난을 알지.
그리고 가난 속에서도 사랑은 꽃 핀다는 사실을 알지.
그것은 내가 받은,또 내가 받을 선물중에 가장 값진 선물이란걸 나는 알았지.

<이 시대를 사는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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