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ugust 7, 2008

장미의 기억

고메즈 부인은 매일 저녁 일을 끝내고
같은 길로 집에 돌아간답니다.
그래서 장미를 재배하는 농부들을 잘 알고 지내게 되었죠.
서리가 내린 어느 추운 저녁,
고메즈 부인은 자신의 농부 친구들이
모두 서럽게 울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서리로 장미가 죽었기 때문이죠.
그날 저녁 그녀는 왕관 자수가 놓인 홑이불을
10개쯤 가지고 왔습니다.
사람들이 말하기를 그 이불은 백작이라던가,
하여튼 좋은 가문 출신인 그녀의 남편이
그녀에게 남긴 유산이라고 하더라구요.
선생님, 상상이 가십니까? 땅 위에 덮인 하얀 홑이불이?
밤새도록 그녀는 농부들의 희망을 북돋아 주었답니다.
그들은 다시 일하기 시작했죠.
그녀도 거기에 합심했고, 그들은 죽어 가는 장미를 살리기 위해
눈같이 흰 거대한 천막을 세웠대요.
그 다음날 우리도 모두 일손을 거들러 갔죠.
모든 사람들이 포장용 천이나 신문지 같은 것을 가져왔고
그 천막 밑은 정말 장이 선 것 같았어요.
사람들은 기어다녔고 모닥불도 지폈답니다.
그런데 진짜 기적이 일어났어요.
장미들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답니다!
하느님이 그들을 도우신 거죠.
추위도 한층 꺾였고, 그덣게 장미들은 살아남을 수 있었답니다.
물론 그 홑이불은 아주 넝마가 되어버렸지만...
그 농부들의 고메즈 부인을 향한 사랑은 홑이불 1천장,
아니 왕관이 수놓인 그 홑이불보다도 더 아름답답니다...
선생님, 이해하시겠어요?
대가 없이 일하는 우정의 일손들, 땅을 향한 사랑,
이런 것들이 다른 어떤 것보다 더 고귀한 것들이랍니다.
고메즈 부인은 장미를 끔찍이 사랑하며
죽어가는 장미를 살리고 싶어한답니다.
사실 그녀 자신이 바로 한 송이 장미죠. "

- 생 텍쥐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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