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ugust 7, 2008

어린 소년

어린 소년이 어느 날 학교에 입학했다.
그는 정말 어린 소년이었다.
그리고 학교는 소년에 비해 무척 컸다.
하지만 정문을 지나면 곧바로
자기의 교실이 나타난다는 것을 알고
어린 소년은 행복했다.
학교는 이제 처음처럼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어느 날 아침, 어린 소년이 수업을 받고 있을 때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여러분, 오늘은 그림 공부를 하겠어요."
'좋은데!' 하고 어린 소년은 생각했다.
소년은 그림그리기를 좋아했다.
사자와 호랑이, 닭과 송아지, 기차와 배
소년은 크레용 상자를 꺼내
그것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기다려요! 아직 시작하면 안 돼요."
선생님은 다른 학생들이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리게 했다.
"자, 그럼 오늘은 꽃을 그리겠어요."
이윽고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좋은데!' 하고 어린 소년은 생각했다.
소년은 꽃 그리는 걸 좋아했다.
그래서 분홍색과 노란색과 파란색 크레용으로
아름다운 꽃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기다려요! 내가 여러분에게 어떻게 그리는지 가르쳐 주겠어요."
선생님은 칠판에다 꽃 한 송이를 그렸다.

그것은 초록색 줄기를 가진 빨간색 꽃이었다.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자, 이제 시작해도 좋아요."

어린 소년은 선생님이 그린 꽃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자기가 그린 꽃도 바라보았다.
소년은 선생님이 그린 것보다 자기 것이 더 좋았다.
그러나 어린 소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새 종이를 꺼내
선생님이 시범을 보인 것과 똑같은 꽃을 그렸다.
초록색 줄기를 가진 빨간색 꽃이었다.

다음 날 어린 소년이
정문을 지나면 곧바로 나타나는 교실 물을 열고 들어갔을 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여러분, 오늘은 찰흙으로 뭔가를 만들어 보겠어요."
'좋은데!' 하고 어린 소년은 생각했다.
소년은 찰흙을 갖고 노는 것을 좋아했다.
소년은 찰흙으로 온갖 것을 만들 수 있었다.
눈사람과 아프리카 뱀, 코끼리와 생쥐, 자동차와 덤프 트럭.
소년은 찰흙을 공처럼 만들어 길게 잡아늘이기도 하고
손바닥으로 둥글게 말기도 했다.

그러나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기다려요! 아직 시작할 때가 아니에요."
선생님은 모든 학생들이 준비될 때까지 기다렸다.
"자, 그럼 오늘은 접시를 만들어 보겠어요."
이윽고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좋은데!' 하고 어린 소년은 생각했다.

소년은 찰흙으로 접시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소년은 여러 가지 모양과 크기를 가진
접시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기다려요! 어떻게 만드는 건지 내가 보여 주겠어요."
그러고 나서 선생님은 모두에게
바닥이 깊은 접시 하나를 만드는 법을 보여 주었다.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자, 이제 시작해도 좋아요."

어린 소년은 선생님이 만든 접시를 바라보고
또 자신이 만든 접시를 바라보았다.
소년은 선생님이 만든 것보다 자기 접시들이 더 좋았다.
그러나 어린 소년은 아무 말 없이
찰흙을 다시 둥근 공처럼 뭉쳐서
선생님 것과 똑같은 접시를 만들었다.

머지않아서 어린 소년은
기다리는 법과
지켜보는 법과
선생님과 똑같은 것을 만드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머지않아서 소년은
더 이상 자신의 것을 만들 수 없게 되었다.

그러다가 어린 소년의 식구들은
다른 도시에 있는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그래서 어린 소년은 다른 학교에 다녀야만 했다.
이 학교는 전의 학교보다
훨씬 더 큰 학교였다.
그리고 정문에서 곧장 교실을 향해 걸어갈 수도 없었다.
어린 소년은 높은 계단들을 올라가서
긴 복도를 한참 걸어가야

자기의 교실로 들어갈 수 있었다.

첫재 날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여러분, 오늘 우리는 그림을 그려 보겠어요."
'좋은데!' 하고 어린 소년은 생각했다.
그러고 나서 소년은
선생님이 어떻게 그리라고 말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 선생님은 아무 말도 없으셨다.
그냥 교실 안을 걸어다니기만 하셨다.

어린 소년이 앉아 있는 자리까지 오셨을 때
선생님이 물으셨다.
"넌 그림을 그리고 싶지 않니?"
어린 소년은 말했다.
"그리고 싶어요. 그런데 무슨 그림을 그릴 거죠?"
그러자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무슨 그림을 그리는가는 너한테 달렸지."
"어떻게 그리죠?" 하고 어린 소년은 물었다.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네가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리렴."
"무슨 색을 칠하죠?"
"아무 색이나 칠하렴."
그러고 나서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만일 모든 사람이 똑같은 그림을 그리고
똑같은 색을 칠한다면
그것이 누구의 그림인지 어떻게 알 수 있겠니?"
"네, 알 수 없어요." 하고 어린 소년은 대답했다.
그래서 어린 소년은 분홍색과 노란색과 파란색 꽃을 그리기 시작했다.

어린 소년은 새 학교가 좋았다.
정문을 지나면 곧장 교실이 나타나지 않는다 해도.


- 헬렌 버클리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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