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August 6, 2008

늑대와 개

며칠째 끼니를 해결하지 못해 야윌 대로 야윈 늑대가 우연히
토실토실한 개를 만나게 되었다. 서로 가던 길을 멈추고 인사를
건넨 다음, 늑대가 물었다.

"당신은 어디서 오는데 그렇게 때깔이 좋습니까? 뭘 먹기에 그렇게 건강합니까?
난 지금 배가 고파 죽을 지경입니다."

개가 대답했다.
"당신도 나처럼 주인에게 열심히 봉사하면 똑같은 행운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에 늑대가 다시 물었다.
"무슨 봉사를 하는 겁니까?"
"낮에는 집을 지키고, 밤에는 도둑을 지키는 겁니다."

"좋아요. 나도 그런 일 정도는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나는 비참한 생활을 하면서
숲 속에서 눈비를 맞아가며 지냅니다. 그러니
처마 아래서 살며 눈비를 피하고, 아무 걱정 없이 음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못하겠습니까?"

그러자 개가 말했다.
"좋아요, 나를 따라오세요."
함께 걷는 동안, 늑대는 개의 목 주의로 털이 빠져 있는 걸 보게
되었다.

늑대가 물었다.
"이봐요. 그런데 목에는 왜 털이 없나요?"
"벌것 아닙니다."
"하지만 왜 그런지 꼭 이유를 듣고 싶군요."

개가 설명해 주었다.
"사람들은 나를 가만히 있지 못하는 동물로 생각해요. 그래서
햇빛이 있을 때는 잠을 자도록 묶어두고, 밤에는 집을 지키도록
풀어두지요. 석양이 질 무렵이면 나는 내 마음대로 집 안을
돌아다니고, 달라고 하지도 않는데 빵을 갖다주지요.
주인은 자기 저녁 식사 때 남은 고기와 뼈를 줍니다. 하인들은 아무도
먹으려고 하지 않는, 먹다 남은 음식을 주고요. 그렇게 나는
편안하게 내 배를 채운답니다."

"그런데 집에서 나가 마음대로 뛰놀고 싶다면, 그걸 허락하나요?"

개가 단호하게 말했다.
"아니오, 그건 안 됩니다."

이 말을 듣자 늑대가 대답했다.
"그럼 당신이나 그런 행운을 실컷 즐기면서 빵이나 뼈다귀를
맛있게 잡수시오. 나는 자유롭지 못한 왕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호세 호아킨 페르난데스, 호세 로라스 모레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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