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August 9, 2008

나는 가끔

때때로 나는
비 내리는 쓸쓸한 오후
커피향 낮게 깔리는
바다 한 모퉁이 카페에 앉아
창 밖을 바라보듯
내 삶의 밖으로 걸어 나와
방관자처럼
나를 바라보고 싶을 때가 있었다


까닭 없이 밤이 길어지고
사방 둘러 싼 내 배경들이
느닷없이 낯설어서
마른기침을 할 때
나는 몇 번이고 거울을 닦았다


어디까지 걸어 왔을까
또 얼만큼 가야
저녁노을처럼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될까


세월의 흔적처럼
길어진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낡은 수첩을 정리하듯
허방 같은 욕심은 버려야지


가끔 나는
분주한 시장골목을 빠져 나오듯
내 삶의 밖으로 걸어 나와
혼자이고 싶을 때가 있었다


- 박복화님의 '노란바다 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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