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ugust 7, 2008

팔 없는 여인상

웨스터민스터 사원에는 유명작가의 작품이 아닌데도 관람객이 끊이지 않는
동상 하나가 있다고합니다.

<왼팔이 없는 여자> 이름하여 '팔 없는 여인상'
사람들은 이 앞에서 옷깃을 여미고 상념에 잠깁니다.
그녀의 빈 어깨를 사람들이 얼마나 쓰다듬고 갔으면 반들반들 윤이 났을까요.

십자군 전쟁 때의 일입니다.
무모한 원정을 벌인 십자군은 당현히 참패했고,
그로 인해 많은 병사가 모슬렘의 포로가 되었지요.
모두가 절망 중인데도 유독 한 젊은 영국군 장교만이 애절하게 구명을 호소했습니다.
그는 수용소의 놀림감이 되었고 그 소문은 모슬렘 사령관에게도 알려져 호출을 받았습니다.

"내가 없으면 사랑하는 아내는 살지 못합니다.
그녀를 위해 난 살아야 합니다."
그의 말에 사령관은 껄껄 웃으며
"이보게. 장교 그 점은 걱정 말게. 이제 여자는 다른 남자가 책임져줄 걸세."
이에 장교는 당신이 우리 사랑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강변했고,
그 말끝에 사령관은 야릇한 도박을 걸었습니다.

"좋아. 그럼 내기하지.
자네를 사랑한다는 징표로 그 여자의 팔 하나를 가져오면 석방하겠네."

농담 삼아 말한 사령관은 이 일을 까맣게 잊고 지내던 어느 날. 팔 하나를 배달 받습니다.
그제서 사령관은 자신의 과오를 사죄하고 장교를 풀어주었지요.
팔 없는 여인상의 모델은 장교의 부인입니다.
진한 감동으로 전율시켰던 그 여인의 빈 어깨는 시공을 넘어 뭇사람의 시선을 붙잡습니다.

- 소설가 이관순님의 수필 "원초적 그리움 '사랑'의 정체에 대하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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