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ugust 7, 2008

차라리 당신을 잊고자 할때

차라리 당신을 잊고자 할때
당신은 말없이 제게 오십니다.
차라리 당신에게서 떠나고자 할때
당신은 또 그렇게 말없이 제게 오십니다.
남들은 그리움을 형체도 없는것이라 하지만
제게는 그리움도 살아있는것이어서
목마름으로 애타게 물한잔을 찾듯
목마르게 당신이 그리운 밤이있습니다.
절반은 꿈에서 당신을 만나고
절반은 깨어서 당신을 그리며
나뭇잎이 썩어서 거름이되는 긴 겨울동안
밤마다 내 마음도 썩어서 그리움을 키웁니다.
당신향한 내마음 내안에서 물고기처럼 살아 펄펄뛰는데
당신은 언제쯤 온몸가득 물이되어 오십니까.
서로 다 가져갈수 없는 몸과 마음이
언제쯤 물에 녹듯 녹아서 하나되어 만납니까.
차라리 잊어야 하리라 마음을 다지며 쓸쓸히 자리를 펴고 누우면
살에닿는 손길처럼 당신은 제게 오십니다.
삼백 예순밤이 지나고 또 지나도 꿈 아니고는 만날수 없어
차라리 당신곁을 떠나고자 할때
당신은 바람처럼 제게로 불어 오십니다.

- 도종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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