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ugust 5, 2008

엄마무릎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베개는 엄마 무릎입니다.
어린 시절, 엄마 무릎을 베개삼아 누워 있다가 잠이 들면, 꿈은 마치 풀밭 위를 날아가는 나비처럼 고요하고 평온했습니다.
눈을 감으면 아늑한 잠 속으로 들려오는 소라고둥 소리 같은 것, 간간이 코끝을 스치며 지나가는 풀 향기 같은 것, 따사로운 아지랑이 같은 것들이 엄마 무릎에는 있었습니다.
"그만 자. 그만 자."
머릿결을 쓰다듬는 나뭇잎의 목소리에 잠이 깨면, 누나가 소리내어 읽는 동화책과 대청마루로 놀러 온 햇빛이 두 눈을 간지럽혀 주던 오후. 시간은 넉넉했고, 세상은 정지한 듯 한가롭기만 했습니다.
아무런 근심도 없고 걱정도 없이 엄마 무릎을 베개삼던 어린 시절
엄마는 이 세상 바로 들이라고 귀이개로 조심조심 귀지를 파 주셨습니다.
부드러운 엄마의 손긴과 함께 내 작은 귓속으로 구름이 지나가는 소리, 자꾸만 잠결로 끌고 가는 바람 소리가 들어 왔습니다.
평화롭고 행복한 시간은 내 앞에서 맴돌았습니다. 엄마 무릎을 베고 있으면 넓은 바다 위에 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작은 언덕을 베고 누워 있는 것 같았습니다.
- 중학교 3학년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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