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August 6, 2008

당신도

당신도 아무도 모르는 곳에 있다가 사람들이 애태우며 찾도록 하고 싶을 때가 있나요.

당신도 별로 아프지 않는데도 많이 아픈 척하면서 어리광 피우고 싶을 때가 있나요.

당신도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내 살아가는 이야기하고 싶을 때가 있나요.

당신도 아침에 출근하지 않고 늦잠을 자고 어두워질 때까지 음악만 듣고 싶을 때가 있나요.

당신도 세상을 등지고 산 속에 들어가 오두막집 짓고 혼자 살고 싶을 때가 있나요.

당신도 산에 올라가 참고 참던 말들 실컷 내지르고 싶을 때가 있나요.

당신도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흔들리면서 살고 싶을 때가 있나요.

당신도 아무도 걷지 않은 하얀 눈밭을 요란한 발자국으로 어지럽히고 싶을 때가 있나요.

당신도 가냘픈 촛불을 입으로 훅 불어 꺼 버리고 싶을 때가 있나요.

당신도 머리에 형형색색의 물을 들이고 모양을 내고 싶을 때가 있나요.

당신도 휴대폰을 꺼버리고 아무 연락도 받고 싶지 않을 때가 있나요.

당신도 어떤 말로도 위로 받고 싶지 않을 때가 있나요.

당신도 서럽게 목놓아 하염없이 울고 싶을 때가 있나요.

당신도 어떤 노래를 들을 때 나도 저런 가사를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나요.

당신도 영화의 주인공처럼 목숨 건 사랑을 하고싶을 때가 있나요.

당신도 달리는 자동차의 유리를 모두 내리고 한겨울 찬바람을 맞고 싶을 때가 있나요.

당신도 '모든 것이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다가 막상 그를 만나면 '네 잘못'이라 말하고 돌아선 적이 있나요.

나는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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