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August 6, 2008

아름다운 것은 멀리 있지 않아

"무지개를 잡아보고 싶은 게 희망이라고, 그게 삶의 이유라고 말하던 연어가 있었어. 자나깨나 무지개를 좇아다니는게 그의 일이었지. 그는 자기 무리를 떠났어. 무지개를 잡으면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겨두고 말이야."

"그래서 무지개를 잡았니?"

"그 연어는 비갠 하늘에서 생기는 무지개를 보았고, 고래가 물을 뿜을 때 생기는 무지개도 보았어. 그럴수록 무지개를 잡아야겠다는 욕망이 커졌지. 하지만 잡을 수가 없었어."

"왜?"

"잡을 만하면 곧 사라지고 마는 게 무지개거든. 무지개를 잡기는커녕 그 연어는 결국 어느 날, 죽어서 바다 위에 떠오르고 말았대. 허옇게 눈을 뜨고 배를 하늘로 향한 채로 말이야. 연어 무리를 떠난 지 이틀 후의 일이었어."

"쯧쯧."

"쇠창이란 게 있대. 인간들이 들고 있는 그 쇠창은 어느 순간 햇빛을 받으면 번쩍거리며 무지개를 만들어낸다. 그 연어도 쇠창에서 생긴 무지개를 본 거야. 그것은 하늘의 무지개나 고래의 무지개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 있었지. 그것을 잡아서 무리에게 어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으로 무턱대고 달려들었다가 그만 쇠창에 찔리고 마는 신세가 되었다지 뭐야."


눈맑은연어의 눈에는 어느 틈에 눈물이 그렁거리고 있었다. 그 눈물은 은빛연어에게 무지개를 좇는 일이 얼마나 허망한 일인지를 간절하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것은 멀리 있지 않아. 아주 크기가 큰 것도 아니야. 그리고 그것은 금방 사라지지도 않지."

- 안도현 님의 연어 中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