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ugust 7, 2008

간호사 당신은 무엇을 보십니까?(Look closer)

간호사 당신은 무엇을 보십니까?
나를 볼 때 무엇을 생각하십니까?
영리하지 않은 움츠러든 늙은이 눈은 먼 곳을 향하고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고 음식을 흘리고 대답도 제대로 못하고

"직접 한번 해보세요." 라고 당신이 크게 소리칠 때에도
무슨 소리인지 알지도 못하는 듯 보이고,
신발과 양말은 자꾸 잃어버리고
반항할 줄도 모르고 당신이 하는 대로 내맡기고
목욕과 음식 먹기로 긴긴 날을 다 채우는
이것이 당신이 보고 생각하는 나이지요?

자 그러면 눈을 떠요. 그것은 내가 아니라오.
지금은 당신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고 먹이는 대로 먹지만
내가 누구인지 여기 앉은 채로 이야기해 주리다.

열살 아이 때는 아버지와 어머니 오빠 동생들과 함께 서로 사랑하였고
열 서섯 소녀 때는 발에 나래를 달고 곧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리라 꿈을 꾸었지요.
곧 스무살 신부가 되어 뛰는 가슴으로 내가 지키겠다고 서약한 것을 기억한다오.

스물 다섯에는 아이들이 있어 안정되고 기쁜 가정을 꾸몄다오.
서른에 아이들은 더 빨리 자라고 영원히 지속될 인연으로 서로 묶였소.

마흔에 아이들은 다 자라 떠나갔으나 남편이 옆에 있어 감싸 주었다오.

쉰 살에 다시 내 곁에는 아이들이 놀게 되었다오.
다시 우리는 사랑으로 묶여진 아이들과 나를 알게 되었다오.
어두운 날이 찾아와 남편은 저 세상으로 갔소.
나는 앞날을 내다보며 공포로 움츠렸다오.

아이들이 자기 아이들을 기르느라 정신이 없을 때
나는 지난 날들과 내가 사랑하였던 것들을 생각하고 있었다오.
나는 지금 늙은 여인
자연은 잔인하여 세월은 나를 바보 멍청이로 만들었소.
한때 뜨거웠더 심장에는 바위가 자리 잡았소.
그러나 이 늙은 짐승 속에는 아직도 소녀가 살아있어
이 심장을 또 다시 부풀고 뛰게도 한다오.

나는 기억하오. 즐거웠던 것들을, 쓰라렸던 것들을
그리고 삶을 사랑하고 다시 살고 있다오.
나는 너무나 짧고 너무나 빨리 흘러간 과거의 지난 날들을 생각하오.
그리고 아무 것도 영원하지 못한다는 진실을 받아들이고 있소.

자, 간호사 눈을 뜨시오 눈을 뜨고 나를 자세히 보시오.
쭈그러진 늙은 노인으로 보지 말고 나를 보시오.

어느 노인이 유서로서 남긴것이라고 합니다.

-1983년 1월 13일 간협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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